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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품에 끌려 샀다, 공짜 앞에서 달라지는 구매 이유

송폭스 2026. 9. 29. 07:00

분명 아끼려고 했는데

 

배송비를 없애고, 쿠폰을 쓰고, 상품권까지 받았다.
혜택은 놓치지 않았는데 지출은 왜 늘었을까.

 

작은 돈에는 누구보다 꼼꼼한 우리가
뜻밖의 순간에 지갑을 여는 이야기.

 

두번째 이야기 - 백화점 상품권

 


세 번째 이야기 · 사은품

본품보다 사은품에 눈길이 가는 순간.

 

이런 장면을 떠올려보자.

 

커피를 사러 갔다가 텀블러를 본다. 옆에 있는 식품 묶음에는 밀폐용기가 붙어 있다. 커피가 얼마나 들었는지보다 텀블러 색깔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집에도 있다. 텀블러도 있고, 밀폐용기도 있다. 그런데 저건 손잡이가 편해 보이고, 이건 반찬을 조금씩 담기 좋겠다.

물건을 집어 들자 쓸 곳이 하나씩 떠오른다.

 

‘커피야 어차피 마시니까.’
‘먹는 건데, 사두면 먹겠지.’

 

사은품이 마음에 들었을 뿐인데, 본품을 사야 할 이유까지 생겼다.

상품 설명에서는 덤, 내 마음에서는 주인공

덤이 주인공이 됐다

 

원래 사려던 제품과 사은품이 붙은 제품을 번갈아 본다. 가격도 다르고, 양도 다르다. 평소라면 개당 가격부터 따졌을 텐데 오늘은 텀블러가 자꾸 눈에 밟힌다.

 

‘이것까지 주는데, 이쪽이 낫지 않을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평소 쓰는 물건을 괜찮은 가격에 사고, 마음에 드는 사은품까지 받는다면 좋은 기회다. 조금 넉넉히 사두었다가 잘 쓰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런데 사은품을 본 뒤 구매량을 늘리거나, 살 생각이 없던 제품까지 살펴보기 시작했다면 마음이 움직인 지점을 돌아볼 만하다.

 

처음에는 커피를 골랐다. 어느 순간부터는 텀블러를 받으려면 어떤 커피를 사야 하는지 보고 있다.

 

상품 설명에서는 덤이지만, 내 구매 이유에서는 주인공이 된 것이다.

‘어차피 쓸 거니까’라는 든든한 이유

사은품에 마음이 가면 본품의 쓸모도 새삼 또렷해진다.

 

커피는 매일 마신다.

세제는 계속 쓴다.

식품은 두고 먹으면 된다.

당장 떨어진 것은 아니어도 사둘 이유는 충분하다.

 

이 말들이 틀린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미리 샀느냐가 아니라, 사은품에 눈길이 가는 동안 가격과 양도 함께 살펴봤느냐다.

가령 텀블러를 받으려면 평소보다 큰 커피 묶음을 사야 한다고 해보자. 늘 마시는 커피이고 다 소비할 수 있다면 반가운 혜택이다. 반면 텀블러가 탐나 잘 마시지 않는 종류를 고르거나 지나치게 많은 양을 샀다면, 예상과 다른 소비가 될 수 있다.

 

‘어차피 쓴다’는 말이 실제 생활에 맞는지, 사고 싶은 마음을 거들고 있는지 잠깐 살펴보면 된다.

왜 ‘공짜로 받는다’는 말에 마음이 갈까

같은 구성도 설명하는 방식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수 있다.

 

‘커피와 텀블러를 함께 산다.’

 

‘커피를 사면 텀블러를 무료로 받는다.’

 

앞 문장은 두 물건을 구매하는 이야기다. 뒤 문장에서는 텀블러가 덤으로 생긴다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같은 선택도 제시하는 방식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프레이밍 효과로 살펴볼 만한 장면이다.

 

사은품에 관한 연구도 있다.

류와 동료들의 2022년 논문은 같은 가치의 상품 묶음에서 무엇을 본품으로, 무엇을 무료 사은품으로 제시하는지 비교했다. 연구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무료 사은품으로 제시했을 때 행운을 얻었다는 느낌이 커지고, 묶음 상품의 구매 의향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1〕

갖고 싶은 물건에 ‘무료’라는 말이 붙으면, 전체 구매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모든 소비자가 같은 반응을 보인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갖고 싶은 물건에 ‘무료’라는 말이 붙으면, 전체 구매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의 커피·텀블러 장면은 이를 풀어본 가상 예시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얻는 기쁨에, 덤으로 받는다는 기쁨까지 더해진다.

받을 때는 반가웠고, 버릴 때는 아까웠다

집에는 사은품으로 받은 텀블러, 밀폐용기, 머그잔, 유리잔이 있었다. 포장도 뜯지 않은 것들이 수년간 자리를 차지했다.

냄비는 어디에? - 쓰지 않는 사은품들이 수납장을 채우자, 매일 쓰는 물건을 넣을 자리가 없어졌다.

 

얼마 전 그중 쓰지 않는 것들을 정리해 버렸다. 한 번도 쓰지 않은 물건을 버리려니 안타까웠다.

 

받을 때는 반가웠는데, 버릴 때는 새것이라서 아까웠다.

 

하나하나 보면 쓸모가 있는 물건이다. 컵에는 커피를, 유리잔에는 물을, 밀폐용기에는 반찬을 담으면 된다. 그런데 쓸 곳이 있다는 것과 실제로 손이 간다는 것은 달랐다.

한 번도 쓰지 못한 새것들 - 수년간 포장도 뜯지 않은 사은품들. 쓰지 않아 정리하면서도 새것이라 아까웠다

그렇다고 받았던 순간의 마음까지 잘못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필요할 것 같았지만 쓰지 않게 되는 물건도 있다. 반대로 사은품으로 받아 오래도록 잘 쓰는 물건도 있을 것이다.

 

포장도 뜯지 않은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다음에 비슷한 사은품을 만나면 이 장면이 떠오를 것 같았다.

 

받을 때 예상했던 쓸모와, 집에서 실제로 쓴 시간은 달랐다.

사은품에 마음이 움직였다면, 잠깐만

사은품은 구매 조건을 충족하면 별도 비용 없이 받는 혜택이다. 사은품이 마음에 들어서 샀다는 이유만으로 나쁜 소비가 되는 것도 아니다.

 

예정에 없던 물건까지 담고 있다면, 결제하기 전에 한 번 물어보자.

 

“원래 살 물건에 사은품까지 받는 걸까, 사은품을 받으려고 물건을 사는 걸까?”

 

어느 쪽인지 알아차렸다면 가격과 구매량도 다시 눈에 들어올 수 있다. 사은품까지 잘 쓸 수 있고 지출도 부담스럽지 않다면 기분 좋게 사면 된다. 생각보다 많이 담았다면 줄여도 된다.

 

갖고 싶은 마음을 없애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 마음에 이끌려 예상보다 큰 지출을 하기 전에, 내가 무엇에 끌렸는지 잠깐 알아보자는 것이다.

 

사은품이 내 눈길을 끌 수는 있다. 얼마나 살지는 내가 정하면 된다.

사은품도 즐겁게 받고, 구매량도 내 생활에 맞게 고른다


〔1〕 참고 자료

Liu, M. W., Wei, C., Yang, L., & Keh, H. T. (2022).
Feeling lucky: How framing the target product as a free gift enhances purchase intention.
International Journal of Research in Marketing, 39(2), 349–363.

모나시대학교 논문 소개·초록 · 논문 DOI

 

※ 대학이 공개한 초록과 서지정보를 확인했습니다. 논문 전문의 세부 실험 조건은 확인하지 않았으며, 본문의 생활용품 사례는 해당 연구의 실험을 재현한 것이 아닙니다.